밀양 - 종교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용서란 무엇일까요. 용서의 사전적 의미는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 줌.
성경사전에도 용서의 뜻이 있습니다.
특히 하나님과 관련해서는 죄인들의 허물과 죄를 용납하고 없애는 것뿐 아니라 그 용서의 대상을 완전히 새롭게 하여 의로운 상태로 만드는 것까지를 포함한 하나님의 거룩한 구원 행동을 가리키는 말
여러분은 용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나의 잘못은 용서받고 싶고, 타인의 잘못은 용서해주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용서를 해주면 끝인것일까요? 반대로 말하면 용서받지 못하면 평생 잘못을 한 것인가요?
쉬우면서도 어려운 단어 용서.
영화 밀양은 이 용서에 대해서 종교적인 관점으로 풀어나가는 영화입니다.
드라마
한국 영화
2007년 개봉 / 141분
감독 : 이창동
주연 : 전도연, 송강호
시놉시스
비밀이 있습니다 | 이런 사랑도 있다...
서른세 살. 남편을 잃은 그녀는 아들 준과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가고 있다. 이미 그녀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피아니스트의 희망도 남편에 대한 꿈도... 이 작은 도시에서 그만큼 작은 피아노 학원을 연 후, 그녀는 새 시작을 기약한다. 그러나 관객은 이내 곧 연약한 애벌레처럼 웅크린 그녀의 등에서 새어 나오는 울음소리를 듣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던지는 질문에 부딪히게 된다. “당신이라면 이래도 살겠어요?...”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그녀의 모습에서 우리는 새로운 전도연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시크릿 선샤인>, 이 영화는 전도연 연기 인생의 새 출발점이다.
밀양 외곽 5km... 그는 신애(전도연)를 처음 만난다. 고장으로 서버린 그녀의 차가 카센터 사장인 그를 불렀던 것.
그리고 이 낯선 여자는 자신의 목소리처럼 잊혀지지 않는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그는 밀양과 닮아 있다.
특별할 것이 없는 그 만큼의 욕심과 그만큼의 속물성과 또 그만큼의 순진함이 배어 있는 남자. 마을 잔치나 동네 상갓집에 가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그 누구처럼 그는 신애의 삶에 스며든다. 그는 언제나 그녀의 곁에 서 있다. 한 번쯤은 그녀가 자신의 눈을 바라봐주길 기다리며... 그리고 송강호, 그의 새로운 도전을 우린 기대하게 된다. 그처럼 평범하지 않은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 그처럼 아파하는 여자의 곁을 지키고 있는 이 남자의 시선과 사랑을 그는 어떻게 표현할까?
영화에서 밀양의 뜻을 비밀의 햇빛 이라고 합니다. 왜 하필 비밀의 햇빛이라고 표현했을까요?
햇빛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단 자신이 피하고 싶으면 언제든 피할 수 있습니다.
아마 햇빛은 신을 표현하는게 아닐까요? 누구나 믿고 싶으면 믿을 수 있는 신.
단순한 햇빛이 아닌 비밀의 햇빛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누구나 믿을 수 있고, 원하지 않는다면 믿지 않을 수 있지만
비밀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사실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는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여주인공인 이신애와 그를 좋아하는 남자 주인공 김종찬으로 전개됩니다.
처음 신애가 아들과 함께 가는곳은 남편의 소원인 밀양입니다.
바람나서 죽은 남편의 소원. 자신이 가장 아끼는 아들의 소원도 아닌, 남편의 소원을 듣고 밀양을 가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아마 어려운 일이 생기면 피하지 않고 어떻게든 직면해서 해결하려는 신애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후에 힘든 상황에서도, 종교를 믿으면서 아들을 잃은 슬픔도 극복해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해결하려는 이 성격 때문에 자신의 아들을 잃고 맙니다.
신애는 항상 사람을 보류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종찬은 처음 보는 신애를 사사건건 도와줍니다. 어떻게 보면 부담스러워할 법한데, 전혀 내색 없이 도움을 받습니다.
아마, 위기를 직면해서 극복하려는 상황에 혼자서는 힘드니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닐까요?
이는 밀양으로 이사 가서 거짓으로 땅을 알아보는 것에서 뚜렷이 나타납니다.
땅을 살 돈도 없는 그녀, 왜 종찬의 아는 지인까지 동원하여 땅을 사려고 하고, 타인의 관심을 이끄는 것일까?
라는 생각에, 아무도 모르는 타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타인의 호감을 사고, 후에 혹시 모를 사건에 대비하려는 신애의 성격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기에 아들의 부재는 더욱 신애에게는 견디기 힘든 사건입니다.
자신이 이때까지 해왔던 일이 부정되는 일이니까요.
너무 슬픈 나머지, 장례식에서 눈물도 흘리지 않는 신애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들을 잃은 후 영화를 시청하는 우리는 두 가지 선택지로 나뉩니다.
신이 있다고 믿는 의견 vs 신은 없다고 믿는 의견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저는 신은 없다고 생각하고 밀양이라는 영화를 시청했습니다.
남편과 아들을 잊지 못하는 신애는 우연히 본 기독교 현수막을 통해 , 억지스러운 마음의 평화를 찾습니다.
아들의 목소리가 녹음된 카세트를, 남편의 코 고는 소리를 따라 하는 그녀가 종교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았을까요?
이것 또한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여 사건을 해결하려는 신애의 성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종교를 믿음으로써 결국 아들의 사건을 해결하려는 신애는. 아들을 죽인 그 남자를 용서하기 위해 찾아갑니다.
( 이 날이 신애의 생일이었단 점을 보여주면서 참 좋은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자신이 태어난 생일과 종교를 믿음으로써 다시 태어나기 위해 그 남자를 찾아가려는 날 )
하지만 그녀는 범죄자에게 이상한 소리를 듣습니다.
“신이 제 죄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 무슨 말인가요? 신은 신애에게 나타나 고통을 덜어주고, 그 남자는 신애가 용서해야 하는데...?
신을 믿지 않는 입장에서 본 저는, 신애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범죄자에 말을 듣고 신의 존재에 대해서 의심을 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그녀는 많은 기행을 보입니다. 신이 있다면 보라는 듯이 말이죠.
하지만 결국 신은 그녀에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느끼는 이 마음은 무엇일까요?
인과응보(因果應報)에 대해서 아시나요?
자업자득(自業自得) , 권선징악(勸善懲惡), 사필귀정(事必歸正)
많이 들어보셨죠?
인간은 누군가에게 아무 이유 없이 잘해주지는 않는다라고 생각하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종찬이 신애를 도와주는 것도, 신애를 좋아하니까 그녀와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그녀가 다른 사람들과 친분을 쌓으려는 것도, 자신이 도움을 주면 언젠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 생각을 머릿속에서 계산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것뿐이죠.
나는 안 그러는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이 생각 때문에 신애의 입장에서 영화를 본 우리는, 신애의 아들을 죽인 범죄자는 벌을 받아야 하고 고통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신이라는 존재가 갑자기 나타나, 그를 용서해줬다고 하며 편안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니 신애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는 우리와, 신애는 화가 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분명 신애가 신을 믿음으로써, 범죄자를 용서하러 가기 전 까지만 해도, 두 가지 의견으로 나뉠 것입니다.
어떻게 저런 사람을 용서하느냐? vs 종교는 대단하구나, 저런 사람까지 용서할 수 있게 해 주고...
하지만 범죄자에 말을 듣고 난 후 대부분은 종교에 대해 불만을 가졌을 것입니다.
범죄자는 신애를 만나기 전까지, 고통스러워하다가 , 신애의 용서한다는 말에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장면을 봐야 하니까요.
“그 사람은 이미 용서를 받았대요, 근데 내가 어떻게 다시 그 사람을 용서하냐고요!” - 신애
이 대사가 참 슬펐고 고민하게 됐습니다.
용서는 누가 하는 것일까? 살인자 입장에서는 신이 용서를 했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신애는 용서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이 되고만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영화를 한 번 더 보았습니다. 앞서 말했듯 신이 없다는 입장에서요.
그러니 신애가 다르게 보였습니다.
만약 하나님이 있었다면, 그래서 범죄자를 용서했다면 신애는 왜 그를 만나러 갔을까요?
하나님이 그를 용서해줄 것이고, 그녀도 그것을 알 것인데.
그녀는 단지 하나님을 믿는다는 의무감으로 그 범죄자를 용서해주려고 한 것입니다.
2007년에 개봉한 영화 밀양.
처음 봤을 당시,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마음을 종교적인 관점으로 잘 풀어낸 좋은 영화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인 지금 2번이나 다시 본 영화 밀양.
전도연 님의 연기력은 대단하고, 종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며, 용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용서란 무엇인가?, 누가 하는 것인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