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범죄의 본질 및 실태
※청소년 범죄의 본질※
1) 청소년 비행의 정의
청소년 비행이란 청소년이 형사법을 위반하는 처벌되는 행동(범죄) 뿐만 아니라 청소년기에 금지된 행동(지위비행)을 통칭한다.
①범죄적 비행 : 규정된 범죄행위를 한 범인이 청소년일 경우
②지위비행 : 성년이 행위를 했을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청소년이기 때문에 문제시되는 행위. 청소년이라는 지위에 걸맞지 않는 문제 행위.
(예) 가출, 무단결석, 음주 및 흡연 등.
※ 반사회적 행동(anti-social behavior): 타인의 복리에 직접 해를 끼치는 비행.
2) 비행 청소년의 분류: 소년법 제4조
①범죄소년: 죄를 범한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소년.
②촉법소년: 형벌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
형사미성년자로서 처벌하지 않고 ‘보호처분’(예, 보호자 위탁, 보호관찰, 소년원 등) 또는 불처분.
③우범소년: 본인의 성격 또는 가정환경에 비추어 장래 형벌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는 10세 이상의 소년.
3) 청소년 범죄를 보는 관점
(1) 국친 사상
국가는 부모 내지 후견인의 입장에서 소년을 보호·훈육해야 한다는 ‘국친 사상’의 이념에 의거하여 범죄 소년이라 하더라도 사회에 적응하도록 도와줘야 할 책무가 있다. 소년사건의 처리에 있어서 소년의 인격을 존중하고 소년이 처한 상황 등을 과학적으로 조사·진단하여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청소년 범죄자는 성인 범죄자에 비해서 정신적 미성숙에서 기인한 우발적인 범죄가 많으며, 변화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처벌과 격리보다는 그들의 창창한 미래를 위하여 보호와 선도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런 취지에서 소년 범죄자를 교정시설에 구금하는 경우도 최소화하고 있는 추세이다(한국의 경우 소년원 9곳, 소년교도소 1곳).
소년법 제1조
“이 법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환경 조정과 품행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소년범 Diversion(전환제도)
사법기관을 거치지 않고 민간기관과 국가기관의 공조를 통해 사법처리 대신에 선도 및 관찰 등으로 처벌을 전환하여 소년범을 교정하는 제도로서 소년범의 신속한 처리로 낙인효과를 방지할 수 있다.
➀소년범 조사시 전문가 참여제:
경찰단계에서 범죄심리사들이 소년범을 대상으로 비행촉발요인 및 인성검사를 통해 재범위험성을 평가하고 위험성이 낮은 소년범에 대해서 다이버전을 실시하기 위한 목적이다.
➁전건송치주의:
현행법상 모든 사건은 검찰로 송치하여야 한다.
전문가 참여제 조사대상 소년범 중 30% 정도만이 재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며, 소년범 중 범죄가 중하여 기소처분을 받는 비율은 17%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다수의 소년범은 훈방 대상이지만 무조건 검찰로 송치해야 하기 때문에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가정과 학교로 돌아오더라도 사건종결까지 많은 시간이 경과하여 낙인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낙인효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시행중인 검찰단계의 선도조건부 기소유예 보다 더 이른 단계인 경찰단계의 상담조건부 훈방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청소년 범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고 오히려 더 큰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수와 고의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렇게 계속 청소년의 범죄를 놔두어야 하는 것일까요?
※발달적 관점※
어느 국가나 시대를 막론하고 연령별 범죄 발생률은 10대 초반에 급증하여 10대 후반에 최고에 달하고 20대 이후부터 급격히 감소한다. 이 현상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이 다음의 두 이론이다.
1) Moffitt 이론(1993)
범죄발달에 관한 가장 유력하고 유명한 이론.
범죄행동의 발달 경로는 두 가지가 있다. 즉, 모든 청소년 범죄자들이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동질적 집단이 아니라 계속 범죄를 저지르는 부류와 나이가 들면 범죄를 그만두는 부류가 있으며, 유형별로 다른 기제에 의해 범죄를 저지른다.
➀생애지속형
3세 정도의 매우 이른 나이에 비행(예, 물고 때리기, 동물학대, 좀도둑질)을 시작하여 평생 반사회적 행동을 지속한다. 유전적 또는 신경학적 결함으로 어릴 때부터 다루기 어려운 까다로운 기질을 가지고, ADHD나 학습장애가 많다. 지능이 낮고, 부모 중 전과자가 있으며, 부모의 양육이 부실했으며, 위험한 행위를 즐긴다.
사회적 환경은 이들의 신경학적 결함을 영속화하거나 감소시킬 수 있는데, 이들은 부모나 교사가 포기하고 또래집단으로부터 거부됨으로써 대인관계 기술을 습득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범죄에 내몰리는 악순환을 보인다.
남성 청소년 범죄자의 5~10%에 해당하며, 이들은 다양한 범죄경력을 쌓고, 주로 단독 범행하며, 폭력이나 사기 등의 대인범죄 경향이 있다.
➁청소년기 제한형
비행청소년 중 대부분에 해당하며 사춘기에 범죄를 시작하여 18세 전후로 범죄행동을 중단한다. 비행을 하지만 학교규칙은 잘 지키는 등 상반된 행동양식을 보이며, 주변 인물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다.
10대의 범죄패턴과 빈도는 매우 유사해서 청소년기 제한형과 생애지속형 범죄자를 구별하기 어렵다. 강력범죄보다는 공공질서 위반, 약물복용, 절도 등 주로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다.
이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
㉠성숙격차(maturity gap): 사춘기는 생물학적으로는 성숙하나 사회적 역할은 제한되는 불균형 상태로서 바람직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비행을 통해 출구를 모색한다.
㉡모방: 평소의 불만이나 반항심을 평생지속형 아이들의 행위를 모방하여 표출한다.
㉢강화: 비행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면(예, 권력쟁취, 돈 갈취) 지속하게 된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 성숙격차가 해소되고 바람직한 행동만이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범죄를 멈춘다.
➂저수준 만성형
Moffitt(2002)과 다른 연구자들이 새롭게 추가한 유형으로서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비행을 시작하여 사춘기에 정점을 찍고 그 이후부터 평생 동안 낮지만 일정한 범죄 수준을 유지한다. 이들은 성인기에 우울, 불안, 소외감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비범죄형’을 포함하여 4유형의 범죄발달경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2) 강압발달이론
Moffitt과 마찬가지로 Patterson 등은 반사회적 행동의 발달 경로를 조기 개시자와 늦은 개시자로 구분하고, 아동의 특징보다 부모의 역할에 더 중점을 두었다.
➀조기 개시자(진입자):
매우 어린 나이에 비행을 시작하여 평생 지속적으로 범죄를 저지른다.
가족환경 즉, 부모의 부적절한 양육, 이혼 등과 같은 부모의 변화, 부모의 비일관적 처벌 등이 조기 개시 비행의 원인이 된다. 아동은 이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짜증이나 징징거림과 같은 강압 행동을 하며, 부모는 애초에는 통제하려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아동의 강압을 묵인 내지 수용함으로써 아동의 강압 행동은 강화된다.
부모와 아동간의 강압적 관계는 생후 18개월경부터 나타나는데, 아동은 성질을 부려서 주의를 끌고 원하는 것(예, 만화영화 시청)을 얻는다. 강압은 결국 아동의 주된 대인관계 전략으로 자리 잡고 또래와 교사 등 가정 밖 환경에까지 일반화한다. 그러나 아동의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대인관계 전략은 얼마가지 않아 타인으로부터 거부당하고 학습부진으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비행집단에 가담할 가능성이 커지고 만성적인 일탈행위에 빠지게 된다.
➁늦은 개시자:
사춘기에 비행을 시작한 청소년들은 사회적 규범을 내면화하면서 성인이 되면 범죄를 중단한다.
※범죄와 비행의 발달 요인※
생애지속형 범죄자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➀과잉행동-충동성-주의력 문제, ➁품행문제, ➂인지능력 부족, ➃부족한 대인관계기술이다.
1)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주된 증상으로 ➀과도한 활동(가만있지 못함, 뛰어다님, 말이 많고 시끄러움),
➁충동성(생각하기 전에 행동, 한 가지 활동에서 다른 활동으로 빨리 옮겨 감, 타인 방해),
➂부주의(주의산만, 남의 말 듣지 않음, 분실).
소아기에 발병하며, 학령기 아동의 1-20%로 추정되고, 소년이 소녀보다 2-9배 더 많다. 원인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으며,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인기까지 지속된다.
주변사람들에게 성가신 존재로 인식되기 때문에 대인관계 문제를 동반한다. ADHD와 관련한 가장 흔한 문제는 비행과 약물남용이다.
2) 품행장애(CD; conduct disorder)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사회규범과 규칙을 위반하는 장애로서 구체적으로, 사람과 동물에 대한 공격, 방화 등 재산 파괴, 거짓말, 도둑질, 가출이나 무단결석 등이다. 특히 ADHD와 CD를 함께 나타내면 전 생애에 걸친 폭력성, 약물남용의 강력한 예언지표가 된다.
CD 역시 Moffitt의 두 가지 비행발달 경로를 따르는데, 10세 이전에 시작하는 ‘아동기 발병형’은 나이가 들수록 더 악화되고 전 생애에 걸쳐 지속적인 범죄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신경심리적 결함과 환경적 문제를 안고 있으며, 더 공격적이며 충동적이다. 반면 10세 이후에 시작하는 ‘청소년기 발병형’은 전통적 규범과 절차는 거부하지만 대인관계 문제는 덜 보인다.
남자 청소년 중 6-16%, 여자 청소년의 4-9%가 품행장애로 진단되며, 수감된 비행청소년의 85% 정도가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인지적 능력
(1) 지능
정서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의 결함은 폭력성유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서지능이란 타인을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능력(Gardner의 대인관계 지능)과 자신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능력(Gardner의 자기성찰적 지능)을 포함한다.
만성적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통찰력이 부족하고,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떨어지며, 타인의 모호한 행동을 적대적이고 위협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적대적 귀인편향, hostile attribution bias)이 있다.
(2) 언어발달
반사회적 행동과 공격성은 낮은 언어 숙련도와 관련된다.
언어는 아동에게 친사회적 상호작용을 발달시키는 도구이다. 즉, 언어는 아동이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분노나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수단이 되는데, 언어 발달이 지체된 아동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더 물리적 공격을 하게 되고 이런 행동은 정상적 또래관계를 저해하여 언어발달을 다시 지연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3) 집행기능(executive function)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심사숙고하며 자신의 사고, 행동 및 감정을 통제하는 것으로 정서지능의 자기조절 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집행기능이 뛰어난 아동과 성인은 매우 조직적이며, 근면하고, 업무에 집중하고, 능숙하게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런 특징은 폭력적 범죄력을 가지는 사람들과 상반되는 것이다.
4) 대인관계 기술 부족과 또래 거부
또래로부터 거부된 아동은 대개 대인관계 기술이 부족하여 공격적이고 시비걸기를 좋아하고 파괴적인 경향이 있다. 공격적 대인관계와 또래 거부의 악순환은 계속 이어진다. 반면에 또래로부터 수용된 아동은 인생 후반기에 반사회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낮다.
5) 생리적 요인
(1) 기질(temperament)
아동의 까다로운 기질과 반사회적 행동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질은 생리적 기반을 갖고, 평생 지속되며, 심리적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기질이 까다로운 아동은 자신을 감당하지 못하는 부모에게 좌절을 느끼고 부모 역시 아동에게 좌절을 느낀다. 양쪽의 좌절은 상호작용 과정에 반영되고, 결과적으로 부모-자식 관계는 악화되고 부모는 학대나 방치로 진행할 것이다.
(2) 유전적 영향
반사회적 행동이 유전과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유전과 반사회적 행동 간의 관계에 대해서 아직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
(3) 호르몬
도파민, 세로토닌, 코르티솔 수준이 낮으면 충동조절에 문제가 생겨 반사회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높으면 공격성이 높아진다.
6) 가정환경
청소년 문제의 관건은 가정에 있으며, 특히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부모는 자녀의 인격형성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지닌다. 자식은 부모에게 정서적으로 동일시하기 때문에 부모의 전반적인 도덕규범을 따르게 되는데, 부모의 도덕기준이 엄격하지 못하여 범법행위를 한다면 자식도 범죄행동을 본받게 된다.
결손가정은 구조적 결손가정과 기능적 결손가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자는 사망이나 이혼 등으로 부모 또는 한쪽 부모가 없는 가정을 말하며, 후자는 부모가 생존하더라도 부모의 갈등, 학대, 방임 및 별거 등으로 인하여 가정의 본질적인 기능인 생활 보장과 자녀 양육에 문제가 있는 가정을 의미한다.
2014년에 입건된 소년범 77,594명 중 (구조적) 결손가정 출신은 24,876명으로서 전체의 32.1%를 차지하였다(대검찰청 범죄분석, 2015).
결손가정 자녀에게 발생하는 문제점으로서 ①가정해체로 인한 열등감과 불안정감, ②동일시 대상의 부재, ③불충분한 감독, ④부 또는 모에 대한 분노, ⑤경제적 어려움 등이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서 결손가정이나 위기가정은 청소년들에게 안정감을 제공해주지 못하고 이들이 여러 어려움을 가족 외에서 보상받으려 하거나 가정 밖에서 자신의 새로운 역할과 지위를 획득하려 할 때 가출하게 되고 나아가 비행에 가담할 위험성이 커지게 된다.